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 The Man Who Killed Don Quixote, 2018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 

The Man Who Killed Don Quixote,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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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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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 감독 : 테리 길리엄 장르/국가 : 모험, 드라마 러닝타임 : 133분 배우 : 아담 드라이버, 조나단 프라이스

 

나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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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에 패터슨을 보면서도 느꼈지만, 아담 드라이버의 마스크가 난 참 좋다. 남성적으로 끌린다기 보다는 개성이 넘쳐서 배우로서 계속 보고싶은 얼굴이랄까.

2.

테리 길리엄이라는 감독이 유명한 감독이던데, 사실 난 이 감독의 작품을 처음 봤다. 원래도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뒤섞이고 정신병을 겪는 인물들이 나오는 영화를 만든다고한다. 영화를 보면서 '돈키호테' 라는 캐릭터에 대한 감독의 애정을 많이 느꼈다. 돈키호테를, 그리고 그 소설의 배경이 되는 시대와 공간을 참 좋아했을 것이라는 게 느껴진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영화가 나올 수가 없지. '돈키호테'는 나도 어렸을 때 그 긴 장편소설을 후루룩 넘겨봤을 정도로 재밌게 봤던 소설인데, 지금 다시 그 분량을 보면 그걸 어떻게 읽었지 싶다. 영화를 보면서 나도 소설을 다시 읽어보고싶은 마음이 들었고, 무엇보다도 영화 속에 나온 것과 같은 스페인의 작은 마을들을 여행하고 싶어졌다.

3.

돈키호테이자 하비에르 역을 맡은 조나단 프라이스의 연기가 특히 좋았다. 보는 내내 감탄하며 봤다. 진짜 돈키호테가 늙으면 진짜 영화 속의 조나단 프라이스 같지 않을까. 제목 자체가 큰 스포라 영화 결말이 그렇게 크게 충격적이진 않았지만, 마지막의 하비에르가 너무 안타깝고 짠했다. 어쩌면 하비에르가 그렇게 미쳐버린 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던 구둣방 노인이 자신을 특별한 존재로 여기며 계속 살아갈 수 있었던 힘이었을 것이다. 관중들 앞에서 또다시 아무것도 아닌 노인으로 전락해버린 자신을 마주한 하비에르가 그들 앞에서 비참하게 최후를 맞았다는 게 참 슬펐다. 내가 이상한건진 몰라도 난 돈키호테가 된 하비에르의 광기가 상당히 낭만적이라고 느껴졌기에...

4.

그럼 왜 토비는 돈키호테가 되었을까. 아마 현실도피와 하비에르에 대한 죄책감 때문이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성공 대신에 오래전 자신의 뮤즈였던 안젤리카를 선택한 토비에게 감독으로서 성공할 수 있는 기회는 사라졌고, 토비는 사람들에게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었다. 그런 토비가 할 수 있는 건 자신이 빛났던 어린 시절의 기억 속에 잠겨 미쳐버리는 것뿐이었을 것이다. 하비에르와 마찬가지로 보잘 것 없는 자신이 특별해질 수 있는건 '돈키호테'가 되는 것 뿐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또 하비에르가 자신이 아니었다면 그렇게 미치지도 않고, 그렇게 숨을 거두지도 않았을 거라는 죄책감이 토비에게 있었을 것이다. 함께 다니면서 하비에르에 대한 애정도 분명 있었을 것이고. 솔직히 내가 만약 영화 감독의 입장이었다면, 내가 만든 캐릭터에 배우가 과몰입을 해 헤어나오질 못한다? 배우에겐 미안하지만 그럼 은근히 기쁘고 고마울 것 같다. 그만큼 자랑스러운 일이기도 하니까. 아무튼 하비에르에 대한 죄책감, 그리움, 고마움이 하비에르를 잊지 못하게 해 토비가 돈키호테가 되어버린게 아닌가 생각한다.

5.

왜 장르에 코미디가 없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꽤 웃음 포인트가 많은 영화다. 긴 러닝타임에 비해 속도감이 있어 시간도 순식간에 지나간 기분. 영화 보는 내내 "이게 뭐야" 싶은데, 계속 집중하게 되는 매력이 있다. 그리고 내가 현대극을 보는건지 중세극을 보는건지 가끔 혼란스럽기도. 그만큼 코스튬에도 공을 많이 들인것 같았다. 의상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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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8

CGV동수원 7관 [CGV아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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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사랑하는 첫 번째 방법은 좋아하는 영화를 2번, 3번 보는 것이고, 두 번째 방법은 그 영화에 대한 평을 쓰는 것이며, 마지막 세 번째 방법은 영화를 직접 만드는 것이다. 

-프랑수아 롤랑 트뤼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