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의 소녀시대 :: 개연성은 제로, 그럼에도 사랑스러운 풋풋 청춘 로맨스
감독 프랭키 첸
출연 송운화, 왕대륙, 이옥새
개봉 2015, 대만
[영화] 나의 소녀시대 :: 개연성은 제로,
그럼에도 사랑스러운 풋풋 청춘 로맨스
위는 한국판 포스터고 이건 대만 버전의 <나의 소녀시대> 포스터다. 우리나라 포스터에 적힌 5월 12일 훗훗훗. 저 훗훗훗은 대체 뭘까. 여전히 모르겠다ㅋㅋㅋ 우리나라 버전은 아련아련 청춘 느낌 가득한 분위기를 풍기는 반면에 대만 버전은 유쾌한 학원물 영화 느낌이다. 사실 영화 속엔 두가지 느낌이 다 공존한다. 영화의 전반부는 유쾌하고 코믹한 내용 위주의 구성이라면 후반부로 가면 갈수록 아련하고 설렘가득한 따뜻한 분위기로 전환된다.
영화는 성인역의 린전신이 과거를 추억하면서 시작된다. 때는 1994년 대만의 어느 한 고등학교. 유덕화의 마누라가 되는게 꿈인 평범한 여고생 린전신에게 평범하지 않은 작은 사건하나가 일어난다. '행운의 편지'를 받게 된 것이다. 편지의 내용은 '이 편지는 영국에서 시작되어~' 라고 시작되는 누구나 한번쯤은 받아봤음직한 행운의 편지(사실은 저주의 편지)다. 린전신은 고민 끝에 한 장은 담임선생님한테, 또 한 장은 자신이 짝사랑하는 오우양과 친하게 지내는 고등학교 퀸카 여학생 타이민민에게, 다른 한장은 오우양을 괴롭힌 학교 일진 쉬타이위에게 보낸다. 행운의 편지를 받자마자 교통사고가 난 쉬타이위는 분노하며 자신에게 편지를 보낸 사람을 색출해 내고, 결국 린전신을 끌고가게 되는데. 잔뜩 분노해 있는 쉬타이위가 린전신에게 제안한건 다름 아닌 친구하자는 것!! 그러나 쉬타이위는 친구라는 명분하에 린전신을 노예처럼 부려먹는다. 그러던 중, 서로 좋아하던 학교 킹카 오우양과 퀸카 타오민민이 친한 것을 보고 쉬타이위와 린전신은 서로의 첫사랑을 밀어주기 위해 그 둘을 떼어놓으려는 작전을 세운다.
그 다음부터의 줄거리는 다들 생각하는 그대로 흘러간다. 뻔하디 뻔한 하이틴 영화다. 2015년 개봉작이 맞나 싶을정도로 촌스럽다. 상황도 설정도 너무나 뻔히 예측이 되는 그런 영화. 심지어 개연성은 대체 어디에 빠뜨린건지 영화 보면서 '엥?' '왜?' '갑자기?' 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개연성이 없으면 영화에 몰입을 잘 하지 못하는 스타일이라 이 점은 상당히 아쉬웠다. 특히 후반부!! 결말 부분 말이다.
그래도 왜 이 영화가 흥행을 했는지는 알 것 같다. 개연성 없고 연출이 촌스러워도, 아니 어쩌면 그래서 더 순수해 보이는 영화이기 때문이 아닐까. 그저 학창시절, 첫사랑 이런 단어가 주는 설렘과 마음이 뭉클해지는 느낌이 이 영화에 전부 고스란히 담아져있기 때문에 추억을 그리워하는 많은 세대가 이 영화를 좋아했으리라. 아마 응답하라 시리즈와 써니, 건축학개론 이런 작품들이 흥행했던것과 같은 이유일거다.
국가가 달라서 공감하지 못하는 부분도 분명있었다. 개인프로필에 대한 내용이나 그 당시의 대만 아이돌격인 배우 같은 부분들. 그럼에도 학창시절의 추억, 첫사랑에 대한 애틋함 이런 느낌은 국적을 불문하고 모두가 공감하고 추억하고 싶은 마음인가보다. 그런 점을 잘 이용했다.
내가 본 대만 영화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와 이 영화 '나의 소녀시대'가 전부다. 내가 이런 하이틴 로맨스 영화만 봐서 그런지 몰라도 내게 대만 영화는 이렇게 따뜻한 감성을 지닌 영화로 남아있다. 사실 대만이 영화산업이 그렇게 발전한 나라가 아닐텐데, 이렇게 따뜻한 감성의 영화를 잘 뽑아낸다는 것도 참 신기하다. 아마도 주변 아시아 국가들의 영향을 많이 받지 않았나 싶다. 물론 나는 대만 영화를 많이 보지 않았다, 저 두 영화만 보고 그냥 그렇게 느끼는 것일뿐! 분명 언어는 중국어를 사용하는데 배우들의 연기나 표정, 제스쳐는 일본 느낌이 많이 난다. 실제로 나는 처음 '나의 소녀시대' 포스터를 봤을땐 일본 영화인줄 알고 있었다. 영화 분위기도 연출도 일본의 감성어린 잔잔한 영화들과 상당히 닮아있다. 또 영화 속 정서는 우리나라와 많이 닮았다. 이래서 주변이웃 국가의 영화를 보는건 서양 영화를 볼때 와는 다른 매력이 있는것 같다. 더 완성도가 높고, 더 재미있는 영화가 많은건 역시 미국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런 영화를 보면서 인물에 정말 몰입하면서 깊이있는 공감을 하거나 그 상황과 코드를 완벽히 이해하기엔 조금 무리가 있다. 반면에 아시아 국가 영화는 우리나라 정서와 느낌이 많이 닮아있어서인지 좀 더 쉽게 빠져들고 몰입하는 그런게 있다. 내용 구성에 억지가 있다고 계속 생각하면서도 내 두 눈에선 눈물이 주륵주륵 흘러내리던게 아마 그래서이지 않았을까.
아 , 왕대륙을 언급한다는걸 잊고말았다. 영화 초반에는 그렇게 까지 생각 못했는데, 아니 배우가 왜 저렇게 멋있는건지. 린전신역의 송운화는 또 왜 그렇게 예쁜건지. 무슨 학교 킹카 퀸카보다 자기들이 왜 훨씬 이쁘고 잘생긴거야. 영화가 끝나는 마지막까지 왕대륙에게 감탄하면서 봤다. 껄렁껄렁한 모습도, 공부하는 모습도, 눈치보는 모습도 그냥 다 멋있다. 정말 멋있는데 계속 누군가와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도대체 누군지 아직도 모르겠다ㅠㅠ 영화를 보고 왕대륙에 반해 여러 사진을 찾아봤다. 그런데 왜지. 잘생긴건 여전하지만 영화 속에서 만큼 끌리지 않는다. 그냥 왕대륙은 이 쉬타이위 배역을 잘 만난것 같다. 완전 인생배역이다 정말.
세상 심쿵♥
"주임선생님, 학생이 학생다워야하는 건 맞지만 점수와 규칙만으로 우리를 판단하지 못합니다.
모범생도 잘못을 저지를 수 있고 잘못한 학생도 뉘우칠 날이 있어요.
오직 자신만이 자신을 알고 자신의 모습을 결정합니다. "
-린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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