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댓글부대>, 장강명
저자 장강명
출판 은행나무
발행 2015.11.30
댓글부대:: 어딘가에서 웃고있을것만 같은 '팀-알렙'
내가 장강명 작가를 처음으로 알게 된 책이다. 이 책을 다 덮고서 처음 든 생각은 '섬뜩하다'였다. '댓글부대'는 국정원 여론조작 사건에서 부풀어오른 소설이다. 팀-알렙의 일원인 '찻탓캇'이 언론 기자에게 자신이 겪었던 경험을 밝히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거대한 세력을 만난 팀-알렙은 여론 조작을 의뢰받고 진보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를 그야말로 산산조각 내는 작업을 하게 되는데, 무슨 연유인지 찻탓캇은 언론에 자신의 만행을 모두 털어놓는다.
기자 출신인 작가답게 탄탄한 자료를 바탕으로 글을 썼다. 현실인지 아닌지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사실적이고, 그가 팀-알렙과 그들에게 의뢰를 청탁한 거대세력이라는 가상의 배후세력을 만들어 놓았을뿐 실제 사건을 소설 속에 그대로 담기도 했다. 아마 인터넷을 많이 보고, 다양한 커뮤니티에 들어가본 사람이라면 소설 속의 일들이 낯설지만은 않을 것이다. 커뮤니티 이름을 직접적으로 언급한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는데 대부분 이게 어느 커뮤니티를 칭하는건지는 쉽게 알 수 있었다.
장강명, 그 특유의 문체는 가독성이 남다를뿐만 아니라 흡인력이 있어 스피디하게 읽히고 그가 펼치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닐까 의심하게 만든다. 이런 작가는 김진명 작가 이후로 참 오랜만이다. 그리고 마지막 반전도 정말 예상치 못한 반전이라 마지막까지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정말 대단한 능력이다.
조금 의문이었던 것은 중간중간 팀-알렙의 일원들이 유흥을 즐기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굳이 이렇게까지 외설적으로 표현할 필요가 있었나 싶은 점이다. 읽기 거북할 정도로 외설적인 장면이 여전히 기억에 남는다. 성접대 묘사가 아주 사실적이다. 안마방에서 텐프로, 텐프로에서 회장의 여신까지 성접대를 단계적으로 나누며 등장인물들의 욕망을 단계적으로 보여준다. 그런데 굳이 그렇게 표현을 할 필요가 있었던 걸까. 아님 그런걸 좀 더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못한 내가 너무 세상물정 모르고 순진한걸까.
작가의 상상력에서 기인한 소설이란걸 알면서도 괜히 팀-알렙이란 조직이 실제 조직이 아닐까, 어디선가 이 책을 보면서 자기네들끼리 웃고 떠들고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 본다. 뭐.. 예전 국정원 여론조작 사태를 보면 팀-알렙이 존재한다고 해도 완전 허무맹랑한 얘긴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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