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스터즈 Стиляги, 2008
힙스터즈 Стиляги, 2008
★★★★★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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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
드디어 재밌는 러시아 영화를 찾았다. 그간 내가 본 러시아 현대 영화는 죄다 우중충하고 지루한, 또는 정말 어이없는 코미디 영화들 뿐이어서 러시아에서는 재밌는 콘텐츠를 만들지 못하는 거라고 생각하며 체념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재밌는 영화가 있을 줄은 몰랐다.
철의 장막을 배경으로 하는 러시아판 <헤어 스프레이>. 스탈린이 죽은 지 2년이 지난 1955년. 흐루시초프가 가져온 해빙의 분위기도 젊은이들이 미국음악과 패션에 열광하는 것을 막지 못한다. 학생 멜은 모스크바의 브로드웨이라 불리는 고르키/츠베르스카야 거리에서 만난 무리에 합류하고 폴리야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힙스터즈는 소비에트 시절 사회를 보내던 사람들의 다양한 심리와 라이프 스타일을 재치 있으면서도 과장된 장면들로 보여주면서 복고풍 뮤지컬의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2010년 제4회 충무로국제영화제)
2010년 충무로국제영화제에서 소개가 되었던 모양이다. 영화를 저렇게 설명하고 있지만, 얼마전에 영화 '헤어 스프레이'를 본 나로선, 러시아판 <헤어 스프레이>라고 말하는 데에 동의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헤어 스프레이 보다 훨씬 인상 깊게 봤기 때문이다. 영화의 분위기와 느낌은 헤어 스프레이와 비슷할지 몰라도, 영화가 담고 있는 스토리와 주제는 또 바로 얼마전에 본 레토와 비슷했다. 공청단 회장이었던 멜스가 재즈와 춤, 개성 강한 패션에 빠지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재미있게 그려내고 있는데, 무엇보다도 스탈린 정권에 대한 풍자가 재미있게 다가왔다. 비슷한 내용을 다루면서도 레토와는 이렇게 상반된 분위기의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게 참 신기했다.
흑백의 프레임으로 청춘들의 이야기를 전했던 레토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영화 내내 화려한 색들로 무장한 청춘들의 이야기와 영화 연출이 무척 좋았다. 그리고 마냥 가볍지 않고, 자유에 대한 갈망과 차별, 우정, 사랑 등의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고 있어 더욱 마음에 들었던 영화다. 원제인 스찔랴기 стиляги에 대한 해석도 재밌다고 느꼈다. 영어식의 제목은 힙스터즈이고, 이 영화 속에선 이 단어가 멋쟁이들, 폼쟁이들 등으로 번역이 되는데, 네이버 러시아사전에서의 이 스찔랴기가 유행병이 걸린 사람이라는 뜻으로 적혀있다. 사실 뭐 영화 속 인물들 보고 유행병에 걸린 사람들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라, 또 그게 너무 적나라한(?) 표현이라 참 웃겼다. 엄청엄청 재밌으니 다들 봤으면 좋겠다. 맨날 1930년대 러시아 영화 틀어주시는 교수님들로 인해 러시아 영화는 재미없을거라 생각하는 나 같은 우리과 친구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다!!😉
기록
2019.07.21 유튜브
두고두고 보고싶은 장면들이 참 많은데
이곳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 자막 올려주신 분 정말 땡큐.
영화를 사랑하는 첫 번째 방법은 좋아하는 영화를 2번, 3번 보는 것이고, 두 번째 방법은 그 영화에 대한 평을 쓰는 것이며, 마지막 세 번째 방법은 영화를 직접 만드는 것이다.
-프랑수아 롤랑 트뤼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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