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소마 Midsommar, 2019
미드소마 Midsommar, 2019
★★★◐☆ (3.5/5)
|
나의 생각
어서와 이런 축제는 처음이지.
정말 내 취향은 아니다. 시종일관 주술 외우는 듯한 음악과 기괴하고 고어한 장면들로 영화관 밖을 나와서도 머리가 한참 다 아팠다. 마치 고대 신화를 보는 것 같았다.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인간이라면 정말 생각할 수도 없는 그런 것들. 의식을 치루는 것들이 흡사 동물의 왕국 같기도 했다.
하지만 재미가 없었다고 말하긴 뭐한게,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빠져들 듯이 봤다. 물론 초반에 살짝 졸음의 유혹이 있긴 했지만 휘몰아치는 후반부에선 정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대학 친구가 초대한 스웨덴의 전통 축제라는 '하지제', 한여름의 낮이 가장 긴 날 축제인 줄만 알고 참여한 사람들. 어느 순간 주변 사람들이 하나씩 사라지기 시작한다. 그냥 여느 뻔한 공포 영화에나 나올법 한 스토리인데, 이걸 정말 예상도 못한 방식으로 풀어간다.
장르가 공포, 스릴러라길래 내가 기대하는 그런 긴장감과 쫄깃함이 있을 줄 알았는데, 그런 것이 전혀 없다. 이 영화의 장르는 공포, 스릴러가 절대 아니다. 굳이 정해보자면 픽션다큐, 오컬트, 고어, 드라마 정도가 될 것 같다. 호흡이나 진행이 엄청 길어서 일반 스릴러나 공포물을 기대하고 간다면 잠만 자고 나올지도 모르겠다.
이 부분. 공포가 코미디로 둔갑하는 순간이었다. 영화관에서 호탕한 어느 아저씨의 웃음소리를 시작으로 모든 관객들이 하나가 되어 코미디 영화를 보는 양 깔깔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물론 진심으로 재밌다기 보다는 어이없다는 웃음이었다. 평점이나 후기를 살펴보니 이렇게 웃은 사람들이 비단 우리뿐만은 아닌것 같았다. 이 이후로도 그냥 헛웃음이 무심결에 튀어나오는 부분들이 많았다. 관객들에게 충격을 주고 싶었던 것 같은데 충격적이기는 했으나 좀 과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스웨덴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면 어떤 기분일까. 솔직히 좀 기분 나쁠것도 같다. 내용 자체는 허구겠지만 '미드소마' 라는게 실제하는 스웨덴의 하지제던데, 아무리 영화라지만 자기네들의 전통 축제를 이렇게 묘사하면 모욕적으로 느끼는 사람들도 있지 않을까. 배경이 스웨덴이라 그런가 영화는 북유럽 감성으로 도배돼 있다. 되게 예쁘긴한데 그런 영상미로도 커버 되지 않는 그런 난해함..
마지막 장면을 보고나니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 여자의 환한 모습을 보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다. 온통 흐느낌과 절규, 무표정한 모습 뿐이었다. 그러고보면 이 영화 자체가 권태가 온 커플의 이별 심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도 같다.
해석의 여지가 많아 여러 분석들이 있겠지만 나는 그냥 안 찾아볼란다. 봐 봤자 머리만 아플 것 같다.
기록
2019.07.11 CGV영등포
영화를 사랑하는 첫 번째 방법은 좋아하는 영화를 2번, 3번 보는 것이고, 두 번째 방법은 그 영화에 대한 평을 쓰는 것이며, 마지막 세 번째 방법은 영화를 직접 만드는 것이다.
-프랑수아 롤랑 트뤼포-
'Art & Culture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레토 Лето (Summer), 2018 (0) | 2019.07.20 |
---|---|
데드 돈 다이 The Dead Don't Die, 2019 (0) | 2019.07.18 |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Spider-Man: Far From Home, 2019 (0) | 2019.07.08 |
마녀 배달부 키키 魔女の宅急便, 1989 (0) | 2019.07.03 |
토이스토리 4 Toy Story 4, 2019 (0) | 2019.06.29 |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레토 Лето (Summer), 2018
레토 Лето (Summer), 2018
2019.07.20 -
데드 돈 다이 The Dead Don't Die, 2019
데드 돈 다이 The Dead Don't Die, 2019
2019.07.18 -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Spider-Man: Far From Home, 2019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Spider-Man: Far From Home, 2019
2019.07.08 -
마녀 배달부 키키 魔女の宅急便, 1989
마녀 배달부 키키 魔女の宅急便, 1989
2019.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