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611-13] 나홀로 후쿠오카 2박3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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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여행 2일 차. 미리 예약해둔 버스 투어가 메인이 되는 날이었다. '마이 리얼 트립'에서 평점이 좋았던 인디고트래블의 로망스 버스투어로 예약했다. 투어 당일, 집결 장소인 하카타로 가기 위해 구글 지도를 보고 시간을 딱 맞춰 나섰다. 사실 후쿠오카하면 하카타와 텐진이 메인이지만 전 날에 나는 그 쪽을 전혀 가지 않았으므로 하카타가 얼마나 북적일지 가늠을 할 수가 없었다. 하필이면 출근 시간인지라 안 그래도 복잡한 곳이 더 복잡해졌고 설상가상으로 출구도 잘못 찾아 나와서 헤매게 됐다. 가이드님과 연락을 하며 길을 찾았지만 그래도 조금 늦어져서 가이드님이 '이제 저희 출발하겠습니다.' 라고 문자까지 보낸 상태. 정말 1분만, 아니 20초만 더 늦어졌더라도 투어에 함께 하지 못할뻔했다...
정말이지 나는 이런 안일함과 지나친 느긋함이 문제다 문제. 잊지말자. 정각은 지각이다!🏃🏻♂️
오전 9시 30분. 첫번째로 도착한 다자이후 텐만구.
하카타에서는 못 느꼈는데, 버스에서 내려보니 날씨가 썩 좋지가 않았다. 구름이 가득 꼈고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듯 했다. 아쉽지만 뭐 어때, 이따 우산이나 기념품으로 하나 사야지 했는데 다행이도 비가 살짝 부슬부슬 내리다 말았다.
다자이후는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싶어'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고한다. 작년에 영화관에서 그 영화 되게 재밌게 봤는데 왜 하나도 생각이 안 나는건지 모르겠다. 이런 곳이 나왔던가.
저 붉은 다리에서는 걷다가 뒤를 돌아보면 시쳇말로 '재수가 없다' 라는 속설이 있다고 해 부랴부랴 사진 찍고 앞만 보며 건넜다.
이 신사가 학문의 신을 섬기는 곳이라나. 그래서 저 소의 머리를 만지면 머리가 좋아진다고 한다.
좋아져라 내 머리머리.
붉은 다리 옆 쪽으로는 이렇게 꽃들이 심어진 꽤 넓은 연못도 있었다.
다자이후의 명물인 우메가에모찌다. 중앙에 매화 가지 모양이 찍혀있어 그냥 매화떡이라고 부른다고도 한다. 안에 앙금이 들어있는 떡을 구운 것으로, 누구나 아는 그 맛이고 누구도 싫어할 수 없는 달달구리한 맛이다. 가격이 120엔으로 저렴해 대부분 하나 이상씩 사 먹는 것 같았다. 이것 역시 먹으면 머리가 맑아진다는 속설이 있다고 한다!!
붉은 다리 옆에 있는 가게에서 하나를 먼저 사 먹었는데, 따끈하고 살짝 바삭한 것이 너무 맛있어서 돌아가는 길에 상점가들이 일렬로 줄지어 있는 곳에서 또 하나를 사 먹었다. 그런데 거기 것도 맛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그 전에 사 먹었던 것에 비해 별로라 실망..
날씨가 안 좋다고 생각했는데, 가이드 님은 이 날 날씨가 너무 좋아진 거라고 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너무 더워서 자유시간을 줘도 더 못 놀고 돌아왔다고. 이 날은 오전에 살짝 안개비가 내렸던 것 말고는 선선한 바람도 불어 온도는 딱 좋았다. 게다가 우중충했던 다자이후와는 달리 유후인으로 도착하니 이번엔 또 언제 그랬냐는 듯 화창해졌다.☀☀
오후 12시. 유후인에 도착했고 2시 50분까지 자유시간을 가졌다.
유후인에는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많았다. 가게들을 더 구경하면 구매 욕구를 참을 수 없게 될 것 같아 몇 군데 둘러보고 그냥 길거리 풍경에만 집중하며 걸었다.
미니 삼각대 두고 건진 전신샷들!😁😁
점심은 가이드 분이 추천해 준 '갓파식당' 이라는 곳에 가서 토리땡 정식을 먹었다. 가격은 1300엔.
닭튀김이 엄청 부드러웠고, 국으로 나온 수제비가 맛있었다! 그리고 가게를 참 잘 꾸며놓았는데, 왼쪽 사진 저건 고등학교에서 일본어 배울때 여자 아이들을 위한 마쯔리에서 쓰이는 거라고 배웠던 기억이 난다.
옆에서 만난 현지인 고독한 미식가 한 분.
내 사진을 찍으려다가 어쩌다 잘못 찍힌 사진인데 이번 여행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 중 하나가 됐다.
비 허니. 이곳은 워낙 유명한 아이스크림 집이라고 해서 들렀다.
특별하진 않지만 점심먹고 입가심으로 먹을 간식으로 이만한게 없는 듯. 가장 기본으로 주문해 360엔이었다.
긴린코 호수. 생각보다는 아담해 한 바퀴 도는데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다.
무엇보다 사진이 너무 잘 찍힌 것 같아 기분이 좋다ㅎㅎ
다른 사람들은 유후인 메인거리의 상점들 구경에 여념이 없어보였지만 나는 돈도 없고 다 둘러보는데에도 시간이 촉박하다고 느껴 긴린코 호수의 뒤쪽으로 해서 천천히 주변을 구경했다. 일단 길에 관광객들이 몇 없다는 점이 이 뒷길의 가장 큰 매력이었다.
후쿠오카 시내는 그냥 다른 도시들과 다를게 없었는데 유후인은 딱 내가 상상하던 일본의 모습, 자연친화적인 애니메이션에서 줄곧 봐온 그 모습과 거의 일치했다. 가장 일본다운 풍경이었달까. 대체적으로 오밀조밀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옛 목조 건물들이 그런 느낌을 줬다.
다자이후를 가면서 가이드 님이 일본 사람들 대부분이 신사참배를 종교로 여기기 때문에 일본에서 교회를 잘 볼 수 없다 그랬는데, 십자가를 발견했다! 되게 예쁜 건물이었는데 저곳은 교회일까 성당일까.
이것도 마음에 드는 사진 중 하나.
날씨가 완전히 맑게 개었다. 이게 바로 맑은 하늘!! 서울에서는 자주 볼 수 없는 맑은 하늘!!! 역시나 구름이 아주 낮게 걸려있다는 느낌이다. 일본 건물들은 대체로 천장이 낮던데 그래서 하늘도 낮은건가...? 후후.
걷다가 발견한 무료..? 족욕탕이다.
근처 주민들, 관광객들을 위해 개방해 놓은 족욕탕인 듯 했다. 다른 관광객 두 명이 이곳에서 나오길래 무료겠거니 생각하고 나도 들어갔다. 온천은 못 하니 이곳에서 족욕이라도~ 하는 마음으로.
나 혼자서 발을 담그고 힐링하는 시간을 가졌다. 무료로 개방하는 온천치고 온도도 3가지로 나누어서 취향껏 족욕할 수 있게 하고 꽤 고퀄이다. 이 앞에는 수건 자판기도 있는 것 같았는데 내가 사용했을 때는 고장인 듯 했다.
김동률의 출발🎵,
레드벨벳의 장미꽃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
라는 노래를 에어팟 끼고 족욕하며 들었다.
사람도 없고 조용해서 그랬나 되게 여러가지 생각을 들게 하는 시간이었다.
그러다 나를 당황시킨 말 한 마리. 아니 말이 왜 여기서 나와...?😲
알고보니 관광객들을 위한 말 마차였다. 저걸 타고 한바퀴 돌면 진짜 동화 속의 한 장면 아니면 지브리스튜디오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 속에 들어가 있는 기분일 듯 했다. 나도 태워달라고 외치고 싶었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일본풍 건물. 뭐하는 곳인진 모르겠지만 겉모습만 보고는 안에 들어가면 왠지 센과 하쿠가 나를 반길 것만 같은....
이 곳은 유후인 인포메이션 센터였는데, 유명한 건축가가 지은 건물이라고 했다.
그 옆에 있는 유후인 역. 마침 기차가 도착하고 사람들이 내리고 있었다.
올화이트 차림의 기장과 승무원이 굉장히 멋있었다.
유후인을 떠나 버스를 타고 도착한 유후다케!
인생샷을 건질 시간이라며 이곳에서 15분 정도의 자유시간을 주었다.
이건 마치 윈도우XP의 기본 바탕화면..!
나홀로 온 여행이라 가이드 님한테 사진도 부탁하고, 챙겨온 삼각대로도 사진을 찍고 그랬다.
혼자 여행하는 게 참 좋지만 누군가 사진 찍어줄 사람이 없다는 게 너무 아쉬웠는데 가이드 언니가 사진을 엄청 찍어줬다!!! 뒷 배경에 사람이 하나도 보이지 않아 왠지 합성해 놓은 것만 같군.
또다시 이동해 3시 30분 이곳은 뱃부!
가마도 지옥 온천이라는 곳이었다. 관광객들에게 이곳 가마도 지옥온천과 바다 지옥온천이 유명한데 암묵적으로 이곳은 한국인들이, 바다지옥은 중국인들이 관광을 가는 곳이 되었다고 해 뭔가 웃겼다.
실제로 여기서 일하시는 일본 아저씨가 한국말을 엄청 잘해서 한국인들이 빵빵 터지기도 했다.
이곳에서 잠자리 두 마리가 짝짓기를 하다가 온천에 빠지는 걸 목격했다. 온천이 엄청 뜨거워 들어가면 곧바로 죽음이라던데, 굿바이 잠자리. 그래도 마지막 순간은 행복한 기억으로 남았겠구나.
투어에서 라무네와 유황계란을 간식으로 주었다. 라무네는 기억은 안 나지만 예전에 한국에서 먹은 기억이 있다. 그때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역시나 내 취향은 아니었다. 계란은 그냥 계란 맛! 좀 더 몸에 좋은 계란일 거라고 믿으며 먹었다.
그리고 초등학생이 되고싶어 저 온천물을 마셨다. 유황온천이라 역시 맛은 계란 삶은 물 맛이다. 하지만 저 물을 먹어도 10년 젊어지진 않더라... 뭐 몸에는 좋겠지!
그리고 여기서도 족욕을 했다. 이럴줄 알았으면 유후인에서 족욕을 하지 말고 다른 구경이나 더 할걸 싶었지만, 뭐 각기 다른 매력의 족욕이었다. 유후인에서는 인적 드문 자연 속에서 나홀로 명상하다시피 한 족욕이었다면, 이곳의 족욕은 수많은 관광객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하는 족욕이었다. 1일 2족욕 굿.
나가기 전에 다른 관광객분께 부탁해 기념 사진을 남겼다!
혼자 돌아다니며 느낀건데 지나가는 행인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고 싶을 때
내가 터득한(?) 노하우가 하나있다.
일단 현지 아이들은 사진을 부탁하기에 참 좋다. 일단 내가 어른인 입장이기도 하고, 아이들은 나를 신기해 하며 일단 사진 찍어 달라고 부탁하면 흔쾌히 알았다고 하며 열심히 찍어주려는 노력을(?) 하기 때문이다. 사진을 찍어달라 그러면 아이들이 먼저 나한테 영어로 또는 한국어로 말을 거는 등의 적극성을 보이기도 해 서로에게 좋은 추억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사진 퀄리티는... 장담할 수 없다.
사진 찍는 기술은 역시 젊은이들이 잘 알지만 현지의 젊은 사람들은 항상 바빠보여서 선뜻 부탁하기가 망설여져 나는 항상 나이 드신 어르신 분들이나 아니면 아이들에게 부탁을 했다.
가장 좋은 건 역시 혼자 다니는 관광객인데, 목에 DSLR을 걸고 혼자 풍경사진을 찍고있다! 싶으면 무조건 반 전문가다. 그들은 어떻게 찍어도 웬만한 사람들보다는 더 잘 찍는 것 같다. 사진 찍을줄 아는 사람들이라 그런가 일단 비율이나 구도부터가 다르다. 게다가 그런 사람들은 대게 사진 찍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다양한 각도로 찍으면서 오히려 내게 포즈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혼자 다니는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어주면, 엄청나게 기뻐하면서 저도 한 장 찍어드릴까요? 라고 말하며 상대방의 사진도 몇 장 찍어주는 게 인지상정!
아무튼 다자이후-유후인-유후다케-뱃부의 버스 투어가 끝이 나고 7시에 하카타에서 다들 해산했다.
투어는 하고나면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기운을 쫙 빼 놓긴 하지만 확실히 혼자 아무 생각 없이 돌아다니는 것보다는 훨씬 알차기는 하다! 가이드 님이 버스에서 해 준 이야기들도 되게 유익한 것들이 많아 남은 여행에 무척 도움이 됐다. 투어도 이 정도면 가성비 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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