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405] 경주 당일치기 벚꽃여행(1)
휴학도 했겠다 3월부터 계속 꽃놀이를 가려고 계획하던 중, 동네에 휴학 중이던 친구와 함께 경주로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왔다. 알바랑 과외도 있고, 몇 박 몇 일로 가려면 최소 몇 십만 원은 깨지니까 저렴히 당일로 다녀올 수 있는 버스투어를 골랐다. 원래 우리가 가려고 했던 상품은 파랑새 투어의 경주 역무박 상품이었다. 새벽에 출발해 경주 보문단지-불국사-첨성대 반월성-동궁과 월지 야경까지 모두 보고 밤늦게 출발해 다음날 새벽에 집합지로 다시 돌아오는 코스였는데, 모객인원 부족으로 취소됐다는 문자가 온 것이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파랑새투어 고객센터에 전화해서 경주 당일치기 상품으로 변경했다. 오후 4시 30분이면 여행이 끝나는 코스로 역무박 상품에서 불국사와 동궁과 월지 코스가 제외됐다. 흐어어엉 흑흑. 동궁과 월지 야경을 꼭 보고 싶었는데! 우리가 탄 버스는 만석이었고 정말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했다. 가이드님 말로는 이 날 유난히 혼자 온 사람들이 많았다고 했는데 나도 나중에 꼭 한번 혼자 여행을 가고 싶었다. 이런 버스 여행이라면 더 무리 없을 듯. 버스에서 가이드님이 계속 경주는 역무박으로 가야 된다며 역무박 찬양을 했는데, 그럼 뭐하나요. 역무박이 아닌걸. 그럼 역무박 취소하지 말아 주던가. 설명을 들으면 들을수록 아쉬움만 남았다. 하지만 가이드님은 엄청 친절했고 틈틈이 우리에게 어디를 돌아보면 좋은지,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할지 추천해주기도 했다. 그래도 가이드님 기준 벚꽃 명소가 1위 경주, 2위 진해, 3위 쌍계사라고 하길래 가는 길 내내 기대가 부풀었다.
경주 보문관광단지에 도착해서 우리는 젊고, 최대한 많은 벚꽃을 보고싶었기에 바로 자전거 대여소로 달려갔다. 전동 바이크와 사륜차 같은 것들도 있었는데 비용이 꽤 돼서 우리는 그냥 각자 자전거 하나씩만 대여했다. 대여비용은 원래 1시간당 5,000원이었지만 인상 좋은 사장님이 마음껏 타고 돌아오라고 하셔서 우리는 거의 3시간 가까이를 타고도 오천 원 밖에 내지 않았다.
벚꽃은 거의 다 만개한 듯 했다. 어딜 가도 장관이었다. 다만 미세먼지 때문에 구름 하나 없이 뿌옇던 하늘이 조금 아쉬웠다. 날씨도 벚꽃도 정말 딱이었는데.
자전거를 빌리자마자 허기를 달래야겠다 싶어 도착한 '보문 민속식당'이다. 가이드에게 추천받아 간 식당은 아니었지만 삼겹살 맛집으로 유명한 곳인 것 같았다. 하지만 우리가 먹은 건 '불낙전골'. 인 당 15,000원이다. 맛에 비해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먹다 보니 나름 괜찮았다. 먹으면 먹을수록 맛있었다. 한 공기 뚝딱! 가격은 관광지가 다 이렇지 뭐.
밥을 먹고 서둘러 그 아름답기로 유명한 '보문정'에 도착했다. 흐드러진 벚꽃이 정말 너무 예뻤다. 많은 사진작가들이 역시나 이곳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색종이 같은 화려한 등산복을 입은 할머니들은 제일 좋은 명당을 차지했고 젊은이들은 서로 사진찍고 찍어주기 바빴다.
다음 주면 벚꽃이 다 떨어질 모양인지 바람과 함께 쉴새없이 꽃잎이 날렸다. 덕분에 좋은 구경 여러 번 했지만 벚꽃이 진다는 건 너무 슬픈 일이다.
주어진 시간이 2시간 반 뿐이었던 우리는 보문정을 뒤로하고 얼른 자전거를 타고 보문관광단지 안으로 들어갔다. 옛날 가옥으로 꾸며놓은 그냥 단지였다. 벚꽃이 특별하게 예쁘게 핀 명소는 없는지라 벚꽃을 보고 싶으면 그 단지보다는 길가나 그 앞의 호수를 따라 걷는 게 더 좋다.
사실 우리가 본 건 보문관광단지의 1/3 정도 됐으려나..? 맘먹고 제대로 구경하면 꼬박 서너시간은 더 걸릴 것 같은 규모였다. 오리배도 탈 수 있었고, 그 옆에는 경주월드도 있어서 이곳에서 놀러면 하루 종일도 가능했다. 다음에 경주를 온다면 필히 최소 2~3일은 잡고 와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조만간 몇 년 안에 다시 방문하기로도.
사람들이 다 어디가 있었나 했더니 호수 주위에 다 몰려있었다. 진짜 축제에 온 듯 사람이 바글바글. 길만 놓고 보면 이곳이 벚꽃이 제일 만발해서 터널이 가장 많이 형성된 길이었다.
우리가 여기서 사진 찍을 때는 분명 줄이 없었는데, 사진 찍고 나니 이곳에서 사진찍으려고 우리 뒤로 줄이 좌르륵 서 있었다. 훗.
다 둘러보고 우리는 버스타고 첨성대가 있는 경주 반월지구로 출발했다. 여기서 우리가 출발시간을 잘못 알고 있어서 우리 때문에 출발이 10분 정도 늦어지게 됐는데 사람들한테 너무 미안했다. 가이드님이 시간 약속 꼭 지켜달라고 누누이 말했건만, 바보 같은 짓을 했다. 그래서 버스 타기 전에 전력질주해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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