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그리고 신은 얘기나 좀 하자고 말했다>, 한스라트
- 그리고 신은 얘기나 좀하자고 말했다
저자 한스 라트
출판 열린책들
발매 2015.04.03.
시험기간엔 그냥 뭘 하든 재미있다. 책 읽는 것도 마냥 재밌다.
시험기간에 내 학점을 포기해가며 읽은 유쾌한 소설.
교양시간에 책 읽고 감상문을 써오는 과제가 있어 이 책을 읽고 작성했다.
지금 가지고 있는 종교는 딱히 없지만 이 세상을 창조한, 나를 만들어낸 신의 존재는 분명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나는 늘 신의 존재나 종교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했고,
‘그리고 신은 얘기나 좀 하자고 말했다’ 라는 이 책의 제목은 그런 나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꼭 굳이 그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신’이라는 단어가 주는 묘한 끌림이 있다고 생각한다.
서점에서 이 책을 마주한다면 누구든지 눈길이 돌아갈 법한, 이게 무슨 뜻일까 하고 궁금증을 품을 법한 제목인 것 같다.
전지전능하며 절대적인 힘을 가지고 있을 것만 같은 신이, 그것도 인간의 모습으로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들 때문에 심리치료사인 야콥을 찾아가 상담을 요청한다.
여기서 부터가 말도 안되는 설정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작가가 이 기막힌 설정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무척 기대가 됐고 흥미진진했다.
야콥 또한 보통의 평범한 심리치료사는 아니다. 꼬이고 꼬인 가정사를 안고 있고, 아벨이 마지막 남은 유일한 상담자여서
심리치료사 일도 접기 일보직전인 심각한 문제를 가진 인물이다.
물론 야콥은 자신을 신이라고 주장하는 사나이, 아벨 바우만이 그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일 뿐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그와 함께하는 이상하고 신기한 시간동안 그는 점차 아벨이 신임을 믿게 된다.
신이라고 믿을 뿐만 아니라, 아벨을 통해 자신의 인생이 변화했음을 깨닫는다.
상당히 유쾌하고 빨리 읽히는 책이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 중 하나는 아벨이 그의 가족을 소개 하는 장면인데,
아벨의 아내 이름은 마리아, 아내의 또 다른 남편이름은 요셉이었다. 게다가 직업도 목수다.
그럼 아벨의 아들 이름은 예수가 아닐까 생각했지만 다행히도 크리스티안이었다
이들은 모두 이름에 걸맞게 독실한 신도다. 심지어 아들 크리스티안은 목사였다.
그러나 바로 앞에 신, 아벨을 두고도 그들은 아벨이 신과 성서를 모독하고 있다며 그를 경멸하고 희대의 사기꾼이라며 조롱한다.
그리고 크리스티안은 아벨이 죽는 순간까지도 그를 경멸하고 그가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다가
죽기 직전, 아벨이 그의 아들에게 지금까지 한 말과 행동이 모두 거짓말이라고 거짓말을 할 때에야
그의 아버지를 바라봐주고 그를 믿는다.
이런 크리스티안의 모습이 독선과 아집으로 똘똘 뭉친 현대의 부패한 성직자들을 떠올리게 했다.
읽는 내내 유쾌했지만, 마지막엔 잔잔한 여운도 남겨주었다. 아벨이 사라지고 야콥이 하는 말이다.
‘지금까지 내가 신 바로 옆에 있던 무신론자였다면, 이제는 신이 없는 유신론자가 되었다.’
책을 다 읽고 나서도 계속 여운을 주는 대목이었다.
보는 내내 웃음을 유발하게 되는 엉성하고 어리숙한 신과의 야콥의 동행, 잔잔한 감동과 가족이야기, 그리고 적절한 풍자까지.
코미디 영화로 나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코미디 영화로 나오기에 안성맞춤인 작품이란 생각이 책을 다 읽어서도 그치지가 않는다.
재밌어서 단숨에 다 읽게 되었는데, 왠지 아벨 바우만에게 야콥이 아니라 내가 홀린것 같다는생각이 든다.
아벨은 신이지만 참 매력적인 캐릭터다.
예상치도 못한 모습으로 다가온 신의 모습을 통해 또 한번 ‘신’의 존재와 의미에 대한 고민을 해보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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