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천공의 벌>, 히가시노 게이고
제목도 벌 아니랄까봐
벌을 연상시키는 표지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굉장히 좋아하는 친구에게서 빌려본 책이다.
나 또한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님의 짱짱 팬이기도 하다.
국민을 볼모로 원전 파괴를 요구하는 헬기 납치범과 일본 당국 간에 벌어지는 피 말리는 심리극이라고 소개 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장편 소설.
무려 676쪽이라는 상당한 분량이다...ㄷㄷ 읽기 힘들었다.
최근 발매 작이라,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경각심을 일깨우려는 작가의 의도가 담겨있는 거구나..! 하고 생각했지만 이미 일본에서는 1995년에 출간한 책이라고 한다.
번역의 세련됨 때문인지 아님 작가의 능력(?) 때문인지
읽으면서도 20년이나 지난 작품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이전에 내가 읽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과는 뭔가 사뭇 다른 느낌을 받았다.
일단 살인사건이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책장을 계속 넘기게 되는 긴장감과 박진감 넘치는 인물들의 심리전 때문에 결말을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
또 개개인의 관계, 작은 사회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이 아니라 전 국민을, 한 나라를 상대로 사건이 벌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등장하는 인물 또한 어마 무시하게 많다.
그리고 범인의 검거(?)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
이번 사건은 살인을 저지른 것도 그것을 통해 막대한 피해를 입힌 것도 아니라 범인이 밝혀지기만 할 뿐. 그대로 스토리가 일단락 난다.
아무렴 이번 소설은 범인을 응징하려는 권선징악, 범인의 동기를 통해 무언가 교훈을 주려는 그런 소설은 아니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침묵하는 군중' 바로 우리들에게 일침을 날렸다.
침묵하는 군중이 원자로라는 존재를 잊게 해서는 안 된다. 그 존재를 모르는 척하게 해서도 안 된다. 자신들 바로 가까이에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그 의미를 생각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자신의 길을 선택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침묵하는 군중이라,
내게도 해당하는 천공의 벌의 따가운 한방이다.
솔직히 나한테 영향 미치는 것들 아니면 이 세상이 돌아가는 그저 그런 일들 따위 딱히 관심 없다.
한마디로 난 세상에 무관심하고 이기적이다.
최근 일어난 지진, 마린시티 해일, 모두 나와는 상관없는 지역의 일이니까 남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의 소식에 딱히 귀 기울이지도 않았고, 모른척했다.
이러고 보니 나 되게 나쁜 년 같다..
근데 뭐 이게 꼭 나만 그런 건 아닐 거다.
많은 사람들도 이러리라 생각한다.
이 책은 이런 나에게, 우리에게 천공의 벌이라는 이름을 통해 따끔한 충고를 내린다.
반성해야지.. ㅜㅜ
언제나 그렇듯 이 작가의 소설은,
그리고 이런 유의 추리소설은 재밌다.
근데 한가지 아쉬운 점은
뼛속까지 문과인 나에겐 원전과 헬기에 대한 전문지식이 너무나도 어려웠다는 거...
안 그래도 과학은 생각만 해도 진저리 나고 아는 것이라곤 하나도 없는 문외한인 나에게
냉각로가 어쩌구 우라늄 플루토늄 어쩌구..
너무나도 생소한 용어와 방대한 설명에 읽으면서 사실 지루한 부분이 없잖아 있었다..^^
읽으면서 내가 소설이 아닌 과학 설명문을 읽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원전, 헬기, 화학, 밀리터리 이쪽 분야에 관심이 좀 있는 사람이라면 더 흥미진진하면서 읽었을 텐데.. 후.
그래도 원전이니 원자로니 관심도 없던 내가, 우리나라의 원자로 위치와 현황을 알아보고 뉴스 기사를 찾아보게 됐으니... ㅋㅋㅋㅋㅋ
아무쪼록 그런 방대한 전문지식에 책을 덮어버릴 만도 한데 끝까지 재미있게 읽었다.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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