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건축학개론:: 첫사랑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
감독 이용주
출연 한가인, 엄태웅, 배수지, 이제훈, 유연석, 고준희
개봉 2012, 한국
건축학개론:: 첫사랑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
건축가가 된 승민 앞에 불쑥 대학 동창 서연이 나타나 자신을 위한 집을 설계해달라고 한다. 어쩌면 사랑이었을지 모를 15년 전, 그때 두 사람의 기억이 어렴풋이 되살아나고, 영화는 현재와 15년 전 과거를 넘나들며 그들의 애틋한 감정을 보여준다.
과거 승민과 서연은 건축학개론 수업을 통해 서로를 알게된다.
같은 동네 사람인 것을 알게 된 승민과 서연의 인연은 건축학개론 과제를 같이하면서 시작된다.
수지를 바라보는 이제훈의 미소:) 첫사랑을 바라보는 풋풋한 마음이 나한테까지 전해진다.
개인적으로 뽑는 건축학개론의 명장면!
건축학개론을 보지 않아도 알고있던 유명한 장면이다. 지금의 조정석을 탄생시킨 납득이 역할.
키스야? 그게 키스야?.. 승맹아 그게 키스야? 키스라는건 말이야. 입술이 딱 붙잖아.
걔 혀, 니 혀가 이렇게 자연스럽게 스를~ 뱀처럼 알지? 스네이크? 만나~ 자연스럽게 되겠지.
자연스럽게 막 섞여 하나하나가 되는거지. 비벼 막 비벼 조온나 비벼!! 존나 비벼 뒤로 갔다 앞으로 갔다 존나 비벼... 환상!
이게 키스야. 이게 키스야. 니가 한건 뽀뽀고. 만나면 반갑다고 뽀뽀뽀. 그것도 자는 애한테 그건 범죄야 범죄. - 납득이 대사 中
아주 인상적이었던 납득이의 키스 강의다.
나쁜 동아리 선배 역할인 유연석. 응답하라에서는 일편단심 순애보 연기를 펼치더니 이런 악역까지도 잘 소화해낸다. 연기를 참 잘한다.
승민과 서연의 첫사랑이 이루어지지 못한 이유가 뭘까 생각해봤다. 둘다 너무 순수했기 때문이 아닐까. 사랑에 서투르고 미숙했다. 영화 속의 승민(이제훈)은 너무나 순진하고 착해서 찌질해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서연(배수지)은 마냥 순진한 제주도 토박이 소녀처럼 그려지지만은 않는다.
서연이 제주도의 시골 피아노 학원 출신이라는 것을 부끄러워하는데에 반해 강남, 그것도 압서방(압구정-서초동-방배동)에 방을 얻은 것을 무척 뿌듯해하고 사람들의 인기를 좇는 것으로 미루어보았을때, 서연은 서울로 상경한 후 이제 막 현실을 깨닫고 세속적인 것들에 눈이 뜨인 여대생이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승민의 마음을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먼저 승민에게 고백을 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지 않았을까. 현실을 깨닫고 어느정도 속물이 되어가는 서연의 모습에서 지극히 현실적인 우리들의 인생이 오버랩된다. 아마도 서연은 그렇게 세상풍파에 찌들며 점점 속물적이게 되었을 거다. 자신의 어릴적 꿈인 피아노를 그만두고 의사 남편을 만난것, 위자료를 좀 더 받기위해 소송을 더 끌었다는 것들을 보아 짐작해 본다.
매운탕.. 이름 이상하지 않냐? 알이 들어가면 알탕, 갈비가 들어가면 갈비탕인데...
이건 왜 그냥 매운탕이야? 탕인데 맵다, 그냥 그게 끝이잖아... 안에 뭐가 들어가도 그냥 다 매운탕.. 마음에 안 들어...
그냥 나 사는게 매운탕 같아서.
안에 뭐가 들었는지 모르겠고, 그냥 맵기만 하네 - 서연 대사 中
서연은 그동안 어떤 삶을 살았던 걸까.
승민도 그저 순진하게 살아온것은 아니었나보다. 그도 속물이 되어가고 있었다. 자신이 정말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여자가 아니라, 같은 직장에 다니는 자신을 잘 따르는 어린 후배이자 집안 조금 넉넉한 여자(고준희)를 만난걸 보면 말이다. 승민(엄태웅)의 모습에서 약혼녀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온 진심어린 행동은 볼 수 없었다.
왜 나는 진작 이 영화를 보지 않았나.
한편으로는 이제서야 이 영화를 본 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2012년에 이 영화를 봤으면 첫사랑은 아름다운 거야 라는 소감에 그쳤을테니까.
한가인과 수지는 이 때도 참 예뻤다.
인생 참 뜻대로 되지 않나보다.
15년 후 나는, 누굴 만나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내 첫사랑은 이루어졌을까.
나도 속물이 되어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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