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Sex Education, 2019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Sex Education, 2019
★★★★★ (5/5)
|
|
나의 생각
1.
간만에 재밌게 본 넷플릭스의 2019년 신작 드라마다. 제목이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라서 그저 유치한 하이틴 드라마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원제는 SEX EDUCATION 이라고 한다. 하기사 제목이 성교육이나 오티스의 성교육 이라고 하면 좀 웃기긴하겠다. 그래도 그나마 오티스의 성 상담소가 더 나을 것 같긴한데.
2.
제목처럼 주된 내용은 성과 관계다. 맨날 아무 생각 없이 틀다가 첫 장면에서 깜짝 깜짝 놀라서 볼륨을 줄이곤 했다. 매 화 첫 장면 주의! 하지만 내용은 그렇게까지 자극적이진 않다. 오히려 귀엽고 건전하고 건설적인 내용들이 많아서 드라마 보면서 나까지 배우고 힐링하는 느낌...? 무려 이틀만에 정주행을 끝냈다. 이게 바로 시간 순삭. 그 주에 토익시험이 있었지만 참을 수가 없었다는게.. 원래 뭔가 시험을 앞두고 있거나 하면 더 드라마가 재밌고 그런 법이지. 하이틴 드라마는 꽤 오랜만인데, 보면서 매번 중학생 때 글리랑 스킨스 보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라 기분이 묘했다.
3.
제일 마음에 드는 캐릭터는 메이브 와일리. 그냥 하이틴 드라마에 필수적인 요소인 쿨한 날라리 여자애인가 싶었는데, 쿨하고 착하고 예쁘고 똑똑하기까지. 메이브 역을 맡은 엠마 맥키라는 영국 배우인데 너무 마음에 들어서 인스타 팔로우까지 했다. 나랑 한 살 밖에 차이 안 나다니 말도 안돼... 흡사 마고 로비와 엠마 스톤을 섞어 놓은 비주얼이다.
유명한 메이브 짤
4.
매 화가 다 좋았지만, 가장 인상적인 에피소드는 3화와 릴리와 오티스의 에피소드. 3화에서는 종교적 문제와 선과 악의 관점에서 낙태 문제에 대해 생각할거리를 던져준다. 무엇이 옳다 그르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 그저 그것에 대해 생각할거리를 제시했다는게 좋았고, 3화와 4화에 걸쳐 메이브가 오티스에게 마음을 열고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게 되는데 이 부분에서 드러나는 메이브의 가정사가 너무 짠하고 안쓰러워 더 마음이 갔다.
모든 에피소드를 통틀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수영장 씬. 이 장면은 그냥 캡쳐를 위한 장면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색감도 구도도 완벽했다. 또 이 부분에서 오티스가 메이브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깨닫게 되고...
5.
메인 캐릭터는 아니지만 뿌까머리를 한 괴짜 소녀 릴리의 에피소드도 굉장히 인상깊었다. 강박에 의해서 무언가를 해야한다는 것이 아닌 섹스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과 동시에 자신이 무엇을 진정으로 원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라는 오티스의 조언에 의해 하나의 틀을 깬 릴리가 조금 공감이 됐달까. 또 기억이 나는 것 중에 하나는 섹스에 대해 상담하러 찾아 온 레즈비언에게 섹스가 아닌 관계에 집중해 문제를 해결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해줬던 것. 레즈비언이라서가 아니라, 일반적인 모든 커플들에게 해당되는 말인 것 같다. 모든 문제는 서로 관계에 집중하며 대화로 풀어가는 게 맞는 듯. 매번 맞는 말만 하는 오티스.. 너희가 16살이라는 게 정말 믿기지가 않구나.
6.
드라마를 보는 내내 오티스네 집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다. 집 뿐만 아니라 오티스네 학교도 다니고 싶고... 나도 메이브랑 같이 놀고 싶고!! 오티스처럼 등교할 때 자전거로 바람을 맞으며 숲을 가로지르는 기분은 과연 어떨지. 학교는 졸업한지 오래지만 여전한 내 로망이다. 스마트폰, 맥북 등이 등장하고 주제도 너무 요즘 핫한 주제라 영락없는 현대극이지만 왠지 모르게 복고 느낌이 강하게 드는, 그래서 더 좋았던 드라마.
7.
시즌2가 이미 확정됐다고 한다. 바라는 게 있다면 더 이상 너무 PC해지지 않았으면 하는 것... 지금도 충분히 유쾌하고 유머러스하지만, 모든 에피소드 마다 교훈적인 내용을 주입시키려는게 개인적으로는 조금 그렇다. 요즘 넷플릭스 드라마고 영화고 다 그런 분위기로 나아가는 것 같은데, 나는 좀 별로. 낙태, 페미니즘, 종교, 퀴어 등 이런 것들을 소재로 삼는 건 좋지만 교훈을 주려고 이런 소재를 대놓고 표면적으로 드러내기 보다는 함축적으로 은은하게 녹여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8.
오티스가 맨날 하는 말이 있다. 정각은 지각이다.
지각을 밥 먹듯이 하는 내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 정각은 지각이라는 말!
앞으로 내 좌우명으로 삼아야겠다. 정각은 지각이야!
기록
2018.04월 마지막째 주
집에서 넷플릭스
영화를 사랑하는 첫 번째 방법은 좋아하는 영화를 2번, 3번 보는 것이고, 두 번째 방법은 그 영화에 대한
평을 쓰는 것이며, 마지막 세 번째 방법은 영화를 직접 만드는 것이다. -프랑수아 롤랑 트뤼포-
'Art & Culture > TV'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9년 드라마 감상 목록 (0) | 2019.08.11 |
---|---|
으라차차 와이키키 시즌2, 2019 (0) | 2019.05.31 |
모던 패밀리 시즌6 (0) | 2019.01.02 |
2018년 드라마 감상 목록 (0) | 2019.01.02 |
중쇄를 찍자! (0) | 2019.01.01 |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2019년 드라마 감상 목록
2019년 드라마 감상 목록
2019.08.11 -
으라차차 와이키키 시즌2, 2019
으라차차 와이키키 시즌2, 2019
2019.05.31 -
모던 패밀리 시즌6
모던 패밀리 시즌6
2019.01.02 -
2018년 드라마 감상 목록
2018년 드라마 감상 목록
2019.01.02